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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센스8드라마 2020. 3. 30. 12:00
제작: 앤디 워쇼스키, 라나 워쇼스키, J.마이클 스트라진스키
출연: 튜펜스 미들턴, 브라이언 J.스미스, 배두나, 제이미 클레이턴, 미겔 앙헬 실베스테르, 막스 리멜트, 토비 오뉴미어, 티나 데사이
국가: 한국, 미국, 영국, 독일, 멕시코, 인도, 케냐
시즌: 2개
리뷰: ★★★★☆
*** 아래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된 개인적인 감상평이 있습니다. 원하지 않으실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 주세요.
Sense8의 제작자는 워쇼스키 자매이다. 바로 우리가 아는 그 매트릭스의 워쇼스키.
시리즈를 보고 있자면 '워쇼스키스럽다'라는 느낌을 종종 받는데 특히 자유와 액션을 대하는 부분이 그러하다.
Sense8 은 센세이트라는 인종에 대한 이야기다. 인종? 그렇다. 우리는 사피엔, 그들은 센세이트다.
센세이트는 하나의 무리가 8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제목이 sense8이다) 센세이트는 어머니를 통해서 각성을 하게 되는데, 일종의 출산의 과정으로 설명된다. 특정한 센세이트만이 출산을 할 수 있는 듯 하다.(남자가 출산한 것을 보지 못했다. 그리고 시즌의 마지막에 어머니의 어머니가 나오게 된다. 이 시리즈에서 '어머니'는 꽤 중요한 주제이다.) 본인이 센세이트인 줄 몰랐던 사람들은 출산을 통해 같은 무리의 사람들과 정신적, 감정적으로 연결되게 된다.
보통은 어머니에 의해 자신의 능력을 사용하는 방법을 배우게 되겠지만, 시리즈의 8주인공은 그렇지 못했다. 무리의 어머니인 안젤리카가 출산과 동시에 죽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젤리카와 같은 무리였던 조나스가 센세이트 중 한 명인 윌 고르스키에게 접근하면서 부터 한명 씩 자신의 능력을 각성하게 된다.
센세이트는 8명이 하나의 무리로 되어 있는데, 이 8명의 무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그 연결되어 있음이 텔레파시 같은 것이 아니라, 공간을 넘어서 까지 서로를 연결하며 바로 옆에 있는 것 처럼 대화하고 서로 접촉하며 도울 수 있다. 가끔은 마치 '빙의'된 것 처럼 하나의 센세이트가 자신의 신체능력을 다른 센세이트의 몸으로 수행할 수 있다. 시리즈 중 많은 액션신이 나오는데, 주인공들 중에 액션이 되는 인물은 윌고르스키, 박선, 볼프강 보드가노프 뿐이다. 이 셋은 서로 또는 다른 주인공의 몸을 빌려 위기에서 구해주곤 한다.
무리중 리토 로드리게스는 멕시코의 국민배우쯤 되는 듯 하다. 리토는 대부분의 작품에서 남성성을 극대화한 역할을 맡는다. 대중들은 그와 동일시하여 리토를 생각하지만 사실 리토는 게이다.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사랑하는 남자친구가 있다는 것을 숨기고 배우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그만큼 연기와 거짓말에 자신이 있다. 위기에서 가끔 연기와 거짓말이 필요할 때면 리토의 능력이 필요하다.
이런 식으로 센세이트 8명은 단순이 정신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공간을 넘나들며 서로의 감각을 공유한다. 슬픔, 기쁨, 환희와 같은 감정부터 매우 개인적인 감정까지도 공유하기도 한다.
새로운 인종이라는데 센세이트는 도대체 어떻게 탄생하는 거지? 초능력 같은것인가? 라는 궁금증이 생긴다. 정확히 센세이트가 어떻게 탄생하는 지는 이해가 가지는 않는다. 탄생에 대한 과학적인 설명은 없었던 것 같다. 어머니들로부터 유전적으로 물려 받는 것도 아니었다. 단지 모두 8월 8일 같은 시간에 첫숨을 쉬었다는 것으로 나타난다.
센세이트는 오직 주인공8명만 존재하지 않는다. 안젤리카가 주인공무리를 낳은 것처럼 다른 센세이트는 또 다른 무리를 출산한다. 전 세계에는 생각보다 많은 센세이트들이 자신의 모습을 숨기고 살아가고 있다. 몇몇은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기도 한다.
내가 이 시리즈를 선택한 이유는 얼마전 공개한 킹덤:시즌2의 인터뷰중 배두나에게 추천작품을 물어보자 배두나가 추천한 작품중 하나가 바로 이 sense8이었기 때문이었다. 그 동안 넷플릭스의 리스트 중에서 그냥 넘겼던 시리즈중 하나였고, 배두나의 추천이 있으니 '한번 볼까?' 하는 느낌이었다. 그러고 상세설명을 띄우니 제작이 워쇼스키자매라니 더욱 궁금해졌다.
결과에 대한 선택은 '매우 만족'이다. 하지만 여기에 한마디 덧붙이자면 '당황스러움'이다.
배두나라는 우리나라 배우가 나오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예상하는 작품의 수위가 있었던것도 같다. 미리 말해두자면, 이 작품은 우리나라와는 전혀 상관없는 작품이다. 작품의 수위또한 매우 낯설다. 나는 정규방송을 청취하지 않고 대부분을 넷플릭스를 사용하여 방송을 접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황'스러웠다. 그렇다고 불쾌했던것은 아니고 당황스러웠다. 아마도 일반적인 할리우드나 유럽의 작품들을 보고 있었다면 평범하게 넘어갔을 듯도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수위지만, 위에서도 말했듯이 우리나라 배우가 나온 다는 점에서 나는 그 한계를 미리 정해놓고 보고 있었던것 같다.
생각외로 우리나라 배우가 많이 나온다. 배두나의 가족으로 이경영, 이기찬이 나온다. 배두나의 조력자 역할로 윤여정, 명계남이 나오고, 스쳐지나가는 클럽의 기도 역할로 마동석이 나온다. (마동석이 나와서 한 역할 할 줄 알았는데, 액스트라 정도의 역할이라 깜짝 놀랐다.) 누군가의 리뷰에서 보았는데, 우리나라 배우 중 영어로 연기할 수 있는 배우는 다 끌어다 찍은 것 같다는 말에 어느정도 공감이 간다.
조금의 우려가 있다면, 이 시리즈를 보고 전세계의 사람들이 대한민국을 보게 될 것 같아서 이다. 이 시리즈에서 대한민국의 여성은 남성을 위해 자신을 희생(대신 죄를 뒤집어쓰고 감옥에 간다. 그것도 그동안 자신을 위해주지도 않았던 가족의 남성구성원을 위하여)하고, 남성의 성희롱에 적절히 대응하지 않는다. 시즌의 후반으로 갈수록 박선(배두나)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고 극복해 내며 이 모든 것을 타파하는 캐릭터로 나오지만, 초반의 모습은 씁쓸할 뿐이다.
센스8은 총 2개의 시즌으로 제작되었다.
시즌1은 센세이트들이 안젤레카의 출생으로 부터 능력을 각성하고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극의 전반에 BPO무리에 대한 내용이 깔려 있는데 시즌1에는 거의 밑밥수준으로 나타난다. 8명의 인물들의 삶과 그들이 그들의 삶에서 세상과 싸워가며 자신을 찾아가는 모습이 대부분의 내용이다. 그래서 내용의 긴박함을 이끌어 내는 센세이트를 쫓는 BPO의 내용은 상대적으로 적어 극이 조금 지루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시즌2의 1화는 크리스마스 특집으로 시작한다. 그래서 시간도 다른 회차에 비해 길다. 124분.
센세이트들은 종종 특별한 순간에 8명이 다 함께 모인다. 그러면서 감동적인 장면을 만들어 내곤 한다. 이번 크리스마스에서도 힘들어 하는 친구를 위로하며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훈훈한 에피소드로 시작한다.
시즌2에서 본격적으로 BPO와의 싸움이 시작한다. BPO와의 싸움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캐릭터도 있긴하다. 박선, 리토, 카페우스, 칼라는 거의 본인들의 인생사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윌, 라일리, 노미, 볼프강은 좀 더 가까이에서 BPO와 긴장감 있게 싸움을 벌이게 된다.
센세이트는 기본적으로 자신의 무리끼리만 감정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다른 무리의 사람과 연결되기 위해서는 눈을 마주쳐야 하는데, 이 때에도 눈은 마주친 당사자만 연결될뿐 무리전체에 연결되지는 않는다. BPO에는 센세이트를 잡아 실험을 하고 목숨까지 빼앗는 위스퍼가 있는데, 시즌1의 마지막에서 윌과 위스퍼가 눈이 마주쳤다. 때문에, 윌의 위치가 위스퍼에게 노출될 위험에 빠지게 된 것이다. 위스퍼가 윌과 교류할 수 없게 하기 위해, 윌은 차단제 역할로 마약을 하게 되는데.. 그래서 그런지 시즌2초반 윌의 모습은 정말 많이 피폐해 보인다. 윌은 직접부터가 '경찰'로 이 무리에서 선두에 나서며 무리를 이끄는 모습을 주로 보여주는데,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BPO의 위스퍼에게 맟서서 위스퍼를 곤경에 빠지게 하는데 주요역할을 하게 된다.
이 무리엔 참 능력자가 많은데 그 중 하나가 노미다. 노미는 해커로 전세계의 전산망을 자유자재로 조정하며 무리를 도운다. 박선이 한국에서 추격전을 벌일 때면, 신호등을 마음대로 조절하기도 한다. 그리고 위조신분증과 국토보안부의 데이터를 마음대로 바꿔가며 무리들이 전세계를 돌아다니게도 하는 사기캐다. 노미의 친구중 너무나도 유쾌한데 능력은 노미보다 좋은 버그라는 해커가 있다. 이 사람은 노미를 '없는 사람'으로 만들기도 한다.
BPO는 왜 이렇게 센세이트들을 잡지 못하여 안달일까?
그 비밀은 쉽게 가르쳐주지 않는데, 꽤 연륜이 있는 센세이트들도 그 비밀을 다 알고 있지는 않는 듯 하다. 다만 BPO의 조직 전체가 센세이트들을 잡아들이는 것은 아니고 일부 세력이 권력을 잡으며 단체의 움직임이 변한 것이다. 여기에는 '의장'이라는 사람이 존재하는데, 이 또한 센세이트이다.
센세이트들은 모든 감각을 공유한다. 하물며 한명의 센세이트가 노래를 들으면 나머지들도 원한다면 그 음악을 들을 수있다. 그렇다면 죽음은 어떠할까. 죽음의 고통, 공포 그 너머의 감각까지 모두 공유가 된다.
위스퍼는 같은 무리의 죽음을 경험하며 그 공포에 사로잡히게 되었다. 그러면서 같은 무리의 나머지도 위스퍼에게 죽음을 당했다. 죽음에 대한 공포에 휩싸인 위스퍼는 '드론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다른 센세이트의 의식으로 옮김으로써 영생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이런 개인의 욕망을 위해 BPO와 같은 단체가 움직이는가? 그렇지 않다. 그들또한 위스퍼에게 속고 있다. '드론 프로그램'에서 다른 센세이트를 조종하는 장치는 위스퍼만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는 걸 그들은 알지 못한다. 단지 위스퍼가 BPO에게 드론 프로그램을 통해 군대를 만들 수 있도록 연구하고 믿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 BPO에게 군대가 왜 필요한가? 미국의 9.11사건이 시초가 되었다고 설명한다. 테러이후 전세계적으로 네트워크를 이용하지 않으면서 자유롭게 정보를 공유하는 센세이트들은 사피엔에게 위협이라고 여겨진다. 이에 BPO는 센세이트를 사냥하고 통제하기 위해 위스퍼의 연구를 지지하는 것이었다.
이 모든게 전쟁, 차별 억압으로 부터 시작된 것이다.
아마도 워쇼스키 감독들은 센세이트의 시즌을 더 끌고 나가고 싶었던 듯 하다.
원래 시즌 2는 크리스마스특집 1화를 제외하고 10개의 에피소드로 끝날 예정이었으나, 이후 넷플릭스는 시즌3를 제작하지 않기로 결정한다. 하지만 이대로 끝내기에는 너무 벌여놓은 것들이 컸다고 느껴졌을까, 마지막 에피소드를 제작한다.
무려 시즌2의 마지막 12화는 152분이다.
12화를 보면서 느끼는 점은 '이렇게 끝내나?'싶을 정도로 이전 시즌의 속도와는 다르게 빠르게 전개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고구마없이 진행되는 전개와 그동안 던져놓은 떡밥을 회수하는 모습에는 만족할만한 시즌의 마무리였다.
시즌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는 단연 '사랑'이다.
센스8에는 여러가지 사랑이 보여진다.
남자와 여자의 사랑
여자와 여자의 사랑
남자와 남자의 사랑
부모와 자녀간의 사랑
그 안에는 이기적인 사랑도 있고, 헌신적인 사랑도 있다. 때로는 서로를 사랑하는 경우도 있지만, 때로는 혼자 사랑하기도 한다.
시즌의 마지막화의 제목도 '사랑은 모든 것을 이긴다'이다.
때로는 이해하지 못할 사랑도 있지만, 그 또한 그들끼리의 사랑인 것이다.
꼭 누군가의 이해를 필요로 하지 않는, 행복을 찾는 사랑이다.
센세이트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도 어찌보면 사랑이 그 기반이 아닐까도 싶다. 각각의 영혼은 너무 외롭고 이해받지 못한다고 생각했지만, 센세이트들 안에서 그들은 조건없는 사랑을 받고 위안을 얻으며 각자의 세상에서도 홀로 일어설 힘을 얻는다.
박선은 마지막에 센세이트들을 '가족'이라고 말할 정도이다.
워쇼스키 특유의 '사랑'에 대한 표현이 조금 격하긴 했지만, 그 또한 작품으로 봐주자.
나는 센스8을 추천하고 싶다. (단, 성인에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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