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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넷플릭스] 그리고 베를린에서 : 꿈꾸는 모든이에게
    드라마 2020. 4. 7. 23:56

    제작: 아나 빙거 

    출연: 시라 하스, 아미트 라하브, 제프 빌부슈, 로니트 아셰리, 델리아 마이어, 디나 도론, 데이비드 만델바움

    장르: 드라마, 사회문제, 도서원작

    시즌: 1개(4회, 미니시리즈)

    국가: 독일 

    줄거리: 뉴욕의 하시디즘 공동체에서 나고 자란 에스티. 엄격한 공동체 규율과 답답한 결혼생활에 숨 막혀 하던 그녀가 마침내 탈출을 감행한다. 자유의 도시 베를린으로. 

     

    리뷰:

     


    *** 아래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된 개인적인 감상평이 있습니다. 원하지 않으실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 주세요.

     

     

    [그리고 베를린에서]는 4부작의 짧은 미니시리즈다. 하나의 회차가 60분이 되지 않는 적당한 길이로, 전체시리즈를 다 보아도 4시간이 되지 않는 짧은 작품이다. 시간이 짧다고 하여, 그 안에 담긴 메세지도 가볍지는 않다. 오랫만에 만나는 가슴깊이 남는 스토리였다. 나는 가능한 많은 감정을 나누는 친구들에게 이 시리즈를 추천하고 싶다. 

     

    '자유'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은 21세기. 오히려 자유가 넘쳐나는 지금. 진정 모두가 자유롭게 살고 있는 것일까? 

    조금만 생각해보아도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너무 멀리 가지 않더라도, 높은 아파트 담벼락에 가려 해가 들지 않는 반지하 방에 사는 이웃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 시리즈의 배경이 되는 곳은 뉴욕. 그 어떤 도시 보다도 자유와 열정이 넘쳐나는 도시에서 탈출하는 한 여자가 있다. 

     

    에스티 샤피로. 

     

    에스티는 뉴욕,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의 유대인 공동체에서 살고 있다. 하시디즘 공동체 안에서는 엄격하고 보수적인 규율을 지켜나가야 한다. 남자 그리고 여자의 역할이 정해져 있으며, 그것에 불만을 갖는 자는 공동체에서 함께 지낼 수 없다. 단지 떠난다는 의미와는 다르다. 오로지 공동체 안에서 정식 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은채 자라기 때문에, 사회속에 들어가 독립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공동체를 버리고 떠났던 사람들도 대부분 다시 공동체로 돌아오게 된다. 그런 환경은 공동체를 더욱 더 폐쇄적으로 만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성은 공개적으로 노래할 수 없는 곳이죠. 
    남자들 있는 데서 큰 소리로 공연하면 천박하다고 여겨요. 유혹한다고도 하고요. 

     

    에스티는 담담하게 다른 이들 앞에서 자신의 공동체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음악에 대한 끌림이 있던 에스티는 스스로 자신의 진로를 결정할 수도, 즐길 수도 없었다. 

     

    공동체는 결혼조차 공동체 안에서 중매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여진다. 그 또한 여자는 '선택되는 쪽'이다. 자신을 노골적으로 훔쳐보는 이들의 시선을 모른척 해야 하는 에스티의 모습이 애처롭지만, 그녀는 결혼이 자신의 인생을 새롭게 바꿔주리라 기대하고 있다. 

    처음으로 남편이 될 남자, 얀키의 얼굴을 보던 날, 에스티는 말했다. 

     

    에스티: 이건 아셔야 해요. 전 다른 여자애들과 달라요. 제말은 전 정상이에요. 하지만... 다른 여자들과는 다르다고요. 
    얀키: 다른 거 좋죠.

     

    그리고 베를린에서 다시 만난 얀키는 에스티를 붙잡으며 이야기 한다. 

     

    얀키: 넌 늘 불행했지. 잘못된 건 너라고 난 스스로 되뇌었어. 하지만 너는 전혀 잘못되지 않았어. 그냥 달랐던 거지. 우리가 만났을 때 네가 말했던 것처럼. 

    에스티: 돌아갈 수 없어요. 

     

    에스티의 남편 에스티는 공동체생활밖에 모르는 사람이었다. 다른 공동체 사람들처럼 오로지 공동체 안에서 가족의 교육아래에서 가족과 사업을 하고 그들의 말이 법인것 처럼 생활하는 사람이었다. 그런 얀키가 보기엔, '그저 다를 뿐인' 에스티는 '잘못된 것'처럼 보였을 뿐이다. 수없이 그녀에게 '너가 잘못된 거야! 모두가 그렇게말해!'라며 그녀를 괴롭혔던 그가, 이제 와서 '넌 다를 뿐이었어'라고 말해봤자.. 에스티의 마음은 너무 멀리 와있다.

     

    그리고 내가 에스티라면, 그의 그런 말도 다른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아기' 

     

    하디시즘 공동체에서 유대인들은 유대인학살에서 살아난 유대인을 다시 이전처럼 복원하고 이어나가야 한다는 명목아래 여자는 '아이를 많이 낳아야 한다'라고 생각하며, 실제로도 많은 아이들을 낳고 있다. 아이를 낳는 것은 여자들의 의무이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그런 아이를 낳아야 할 에스티는 결혼 직전까지도 자신의 몸에 대해 잘 알지조차 못했다. 

    자신의 몸에 대해 배운 적도 없고, 결혼 후의 부부관계에 대해서도 결혼식전 잠깐 들은게 전부이기 때문에 엄마까지 부재한 에스티에겐 그 모든 것이 너무 힘들기만 하다. 누군가에겐 '행복'과도 같은 일이 에스티에게는 '고통'스러운 일 일 뿐이다. 

    얀키와 그의 가족들은 '고통'스러워 하는 것은 모두 '에스티'의 잘못이라고 몰아부친다. 얀키는 부부간의 사적인 이야기를 자신의 어머니에게 이야기 하며, 그 어머니는 에스티에게 : 아나 빙거 

     

    출연: 시라 하스, 아미트 라하브, 제프 빌부슈, 로니트 아셰리, 델리아 마이어, 디나 도론, 데이비드 만델바움

     

    장르: 드라마, 사회문제, 도서원작

     

    시즌: 1개(4회, 미니시리즈)

     

    국가: 독일 

     

    줄거리: 뉴욕의 하시디즘 공동체에서 나고 자란 에스티. 엄격한 공동체 규율과 답답한 결혼생활에 숨 막혀 하던 그녀가 마침내 탈출을 감행한다. 자유의 도시 베를린으로. 

     

     

     

    리뷰: ★★★★★

     

     

     

    *** 아래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된 개인적인 감상평이 있습니다. 원하지 않으실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 주세요.

     

     

    [그리고 베를린에서]는 4부작의 짧은 미니시리즈다. 하나의 회차가 60분이 되지 않는 적당한 길이로, 전체시리즈를 다 보아도 4시간이 되지 않는 짧은 작품이다. 시간이 짧다고 하여, 그 안에 담긴 메세지도 가볍지는 않다. 오랫만에 만나는 가슴깊이 남는 스토리였다. 나는 가능한 많은 감정을 나누는 친구들에게 이 시리즈를 추천하고 싶다. 

     

    '자유'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은 21세기. 오히려 자유가 넘쳐나는 지금. 진정 모두가 자유롭게 살고 있는 것일까? 

     

    조금만 생각해보아도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너무 멀리 가지 않더라도, 높은 아파트 담벼락에 가려 해가 들지 않는 반지하 방에 사는 이웃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 시리즈의 배경이 되는 곳은 뉴욕. 그 어떤 도시 보다도 자유와 열정이 넘쳐나는 도시에서 탈출하는 한 여자가 있다. 

     

    에스티 샤피로. 

     

    에스티는 뉴욕,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의 유대인 공동체에서 살고 있다. 하시디즘 공동체 안에서는 엄격하고 보수적인 규율을 지켜나가야 한다. 남자 그리고 여자의 역할이 정해져 있으며, 그것에 불만을 갖는 자는 공동체에서 함께 지낼 수 없다. 단지 떠난다는 의미와는 다르다. 오로지 공동체 안에서 정식 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은채 자라기 때문에, 사회속에 들어가 독립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공동체를 버리고 떠났던 사람들도 대부분 다시 공동체로 돌아오게 된다. 그런 환경은 공동체를 더욱 더 폐쇄적으로 만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성은 공개적으로 노래할 수 없는 곳이죠. 
    남자들 있는 데서 큰 소리로 공연하면 천박하다고 여겨요. 유혹한다고도 하고요. 

     

    에스티는 담담하게 다른 이들 앞에서 자신의 공동체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음악에 대한 끌림이 있던 에스티는 스스로 자신의 진로를 결정할 수도, 즐길 수도 없었다. 

     

    공동체는 결혼조차 공동체 안에서 중매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여진다. 그 또한 여자는 '선택되는 쪽'이다. 자신을 노골적으로 훔쳐보는 이들의 시선을 모른척 해야 하는 에스티의 모습이 애처롭지만, 그녀는 결혼이 자신의 인생을 새롭게 바꿔주리라 기대하고 있다. 

     

    처음으로 남편이 될 남자, 얀키의 얼굴을 보던 날, 에스티는 말했다. 

     

    에스티: 이건 아셔야 해요. 전 다른 여자애들과 달라요. 제말은 전 정상이에요. 하지만... 다른 여자들과는 다르다고요. 
    얀키: 다른 거 좋죠.

    그리고 베를린에서 다시 만난 얀키는 에스티를 붙잡으며 이야기 한다. 

     

    얀키: 넌 늘 불행했지. 잘못된 건 너라고 난 스스로 되뇌었어. 하지만 너는 전혀 잘못되지 않았어. 그냥 달랐던 거지. 우리가 만났을 때 네가 말했던 것처럼. 
    에스티: 돌아갈 수 없어요. 

     

    에스티의 남편 에스티는 공동체생활밖에 모르는 사람이었다. 다른 공동체 사람들처럼 오로지 공동체 안에서 가족의 교육아래에서 가족과 사업을 하고 그들의 말이 법인것 처럼 생활하는 사람이었다. 그런 얀키가 보기엔, '그저 다를 뿐인' 에스티는 '잘못된 것'처럼 보였을 뿐이다. 수없이 그녀에게 '너가 잘못된 거야! 모두가 그렇게말해!'라며 그녀를 괴롭혔던 그가, 이제 와서 '넌 다를 뿐이었어'라고 말해봤자.. 에스티의 마음은 너무 멀리 와있다.

     

    그리고 내가 에스티라면, 그의 그런 말도 다른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아기' 

     

    하디시즘 공동체에서 유대인들은 유대인학살에서 살아난 유대인을 다시 이전처럼 복원하고 이어나가야 한다는 명목아래 여자는 '아이를 많이 낳아야 한다'라고 생각하며, 실제로도 많은 아이들을 낳고 있다. 아이를 낳는 것은 여자들의 의무이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그런 아이를 낳아야 할 에스티는 결혼 직전까지도 자신의 몸에 대해 잘 알지조차 못했다. 

     

    자신의 몸에 대해 배운 적도 없고, 결혼 후의 부부관계에 대해서도 결혼식전 잠깐 들은게 전부이기 때문에 엄마까지 부재한 에스티에겐 그 모든 것이 너무 힘들기만 하다. 누군가에겐 '행복'과도 같은 일이 에스티에게는 '고통'스러운 일 일 뿐이다. 

     

    얀키와 그의 가족들은 '고통'스러워 하는 것은 모두 '에스티'의 잘못이라고 몰아부친다. 얀키는 부부간의 사적인 이야기를 자신의 어머니에게 이야기 하며, 그 어머니는 에스티에게 찾아와 수치심을 준다. 

     

    시어머니: 방법을 찾지 않으면 애가 자신감을 잃을거야, 알겠니?  얀키는 예민한 애야. 네가 잘해야...
    에스티: 왕을 모시듯이요? 
    시어머니: (고개를 끄덕인다)
    에스티: 알아요. 남자는 침대에서 왕처럼 대접받아야죠. 
    시어머니: 우리 얀키는 늘 왕처럼 대접받아야지 
    에스티: 그럼 전 왕비가 되나요? 

    에스티는 마지막 물음에 답을 듣지 못했다. 

     

    모든 나쁜 일의 원인은 여자고, 그것의 방법도 여자가 찾아야 한다. 남자는 자신감을 지켜야 하는 존재이고, 예민한 존재이다. 왕처럼 떠받들여져야 하는... 대한민국의 70년대도 아니고, 미국의 뉴욕-브루클린이다. 

    에스티는 이런 비슷한 일들을 1년동안 계속 겪게 된다. 하지만 그 고민을 나눌 여자형제도, 따뜻한 엄마도 곁에 없다. 

     

    가장 마음이 아팠던 장면 중 하나가 에스티와 얀키가 아기를 갖는 날이다. 너무 고통스럽게 그 시간을 보내는 에스티를 보고 있는데, 내가 그녀의 엄마가 된 듯한 마음이었다. 너무나 힘들어하며 얼굴에서 손을 떼지 못하는 에스티 옆에서 얀키가 하는 한 마디는... 

     

    얀키: 기분이 정말... 끝내줘. 

    기적같이 그 날 에스티와 얀키 사이에는 아기가 생긴다. 아마도 공동체에서는 결혼을 하면 9개월후에 거의 대부분 아기를 낳는가 보다. 결혼한지 1년밖에 안된 아직 너무 어린 여성인데도 불구하고, 가족들은 에스티에게 아기가 생기지 않는다며, 비난과 괴롭힘을 서슴치 않는다. 가족모임이 있던 날, 에스티는 입덧증세를 느끼며 얀키를 두고 홀로 집에 돌아와 임신테스트를 한다. 뭔가 애매한 테스트기. 하지만 거의 임신이 확실한 것 같다. 에스티는 드디어 얀키에게 이 소식을 알리기 위해 기대하는 마음으로 얀키를 기다리지만, 집으로 돌아온 얀키는 보통의 여자와 '다른' 에스티에게 더 이상 같이 살 수 없다고 통보한다. '이혼하자고' 모두가 그녀가 잘못이라고 이야기 하기 때문에. 

    이 장면에서 얀키는 그녀의 눈을 바라보지 않는다. 과연 이 모든 것이 정말 그의 생각이었을까? 그렇다면 그가 그토록 불안한 모습으로 에스티의 눈도 한번 마주치지 못하고 그 모진 말들을 쏟아낼 수 있었을까? 어찌 보면, 얀키도 슬픈 것은 아닐까..?

     

    그토록 기다리던 아기도 생겼지만, 이곳에서 더 이상은 자신의 인생을 계속해 나갈 수 없다고 결심한 에스티는 탈출을 결심하게 된다. 

     

    베를린으로!

     

    낯선 땅, 베를린에서 그녀를 기다리는 것은 어떤 시간들일까.

    그 불확실한 미래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주저없이 베를린행 비행기에 올라탄다. 

     

    다이아몬드 목걸이, 부유한 삶.. 하지만 머리조차 마음대로 기를 수 없는 여자의 삶이란. 

     

     

    단절된 삶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잃지 않았던 에스티는 끝내 자신의 인생을 되찾을 수 있었다. 무섭고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그녀가 다시 공동체로 돌아가지 않을 수 있었던건 자유에 대한 갈망 그리고 꿈을 이루고자 하는 용기 였을 것이다. 

    그 어떤 화려한 결과가 성공이라고 불려지든 그것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닌듯 하다. 그녀가 자신의 인생을 만들어 가고 때로는 울고 때로는 웃으며 그 모든 것을 쌓아가는 순간, 이미 그녀는 행복했으므로. 

     

    이 시리즈는 실제인물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데보라 펠트먼의 회고록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했다고 한다. 책으로도 나와있다고 하니 한번 찾아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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