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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넷플릭스] 반쪽의 이야기 : This is not a love story.
    영화 2020. 5. 28. 11:46

    감독, 각본 : 앨리스 우

    출연: 리아 루이스, 대니얼 디머, 알렉시스 러미어   

    줄거리: 용돈 벌이를 위해 폴의 러브레터 대필을 맡게 된 엘리. 하는 짓이 마음에 들진 않지만, 자꾸 만나다 보니 이 친구, 정이 든다. 그런데 그건 둘째 치고, 러브레터 상대에게 자꾸 설레는 걸 어쩐담? 

    리뷰: 

     

     


    *** 아래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된 개인적인 감상평이 있습니다. 원하지 않으실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 주세요.

     

    "난 이 영화가 마음에 들 줄 알았어."

    미국의 고등학생이 나오는 연애편지를 대신 써주는 그렇고 그런 이야기.. 의 줄거리의 영화. 왜 이 영화를 찜했을까. 스스로를 의심하면서 플레이를 누른지 30분쯤 되었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 왠지 이 영화가 마음에 들 줄 알았어. 

     

    영혼의 반쪽을 찾아 헤매이는 사람들. 갈망하는 사람들.

    영혼의 반쪽을 찾아낸다면, 하나되는 영혼으로 가득 찰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랑은 무엇일까? 반쪽을 찾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이 이야기의 처음에는 머리가 둘, 팔이 넷, 다리가 넷이었던 완벽한 인간이 반쪽으로 나누어지며, 영원히 반쪽을 찾아 헤매고 갈망하는 인간의 모습이 그려진다. 우리가 원래 가지고 있던 반쪽은 과연 다른 누구인 것일까? 

     

    스쿼하미시, 작은 마을에 사는 엘리. 

    중국인으로 교회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작은 마을에서 엘리의 가족은 신을 믿지 않는 이교도이다. 또한 외국인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작은 동네이기에 그녀는 중국인 이라는 그 자체만으로도 특별(?)하다. 

     

    아버지는 박사학위까지 받은 엔지니어로, 미국에서의 생활을 스쿼하미시의 역에서 시작하기 위해 이 곳으로 이주해 왔지만, 영어가 박사학위보다 중요할 줄이야. 더 높은 곳으로 가려던 목표는 좌절된 채, 이곳 스쿼하미시에서 역할에 비해 그 이름도 어색한 '역장'을 하고 있다. 사실 그 일 조차 엘리가 대부분 하고 있지만. 

     

    그러다 보니 당연하게도 집안사정은 좋지 못하고, 모범생이었던 엘리는 돈을 받고 다른 학생들의 에세이를 대신 써주고 있다. 그 에세이가 단순히 똑같은 6개의 글을 쓰는 것이 아닌 플라톤에 대한 6가지의 해석을 써내는 정도이다. 그 정도로 높은 성적을 자랑하는 엘리는 가정사정때문에 명문대를 포기하고, 자신의 현실을 직시하며 그저 받아들이려고만 한다. 

     

    학교에서 가장 예쁜 애스터. 그리고 그녀에게 반한 폴. 폴은 학교의 미식축구 선수이지만 흔한 미국 고등학교 드라마에서 처럼 인기 있고 폭력적인 캐릭터는 아니다. 오히려 말주변이 부족하고 조용하며, 대가족의 4번째 아들로 가업을 이어가지 않고 자신의 소시지를 개발하려는 의지를 가족들이 힘들어할까 혼자 고민하는 속깊은 아이다. 

     

    그런 폴이 애스터에게 쓸 편지를 대신 써달라고 한다. 

    요즘 누가 편지를 써? 그게 로맨틱할 것 같아서. 

     

    편지는 대신 써줄 수 없다고 말하던 엘리는 밀린 전기세 50달러를 위해 딱 1통만 써주려고 시작했다. 

    정말 딱 1통만 써주려고 했다. 

     

    만약 그 대상이 애스터가 아니었다면... 한 통에서 끝났을 수도 있었겠다. 

    애스터는 그냥 여자애가 아니었고, 엘리는 온통 자신과 다른 주변에서 겨우 알게된 마음이 통하는 사람- 애스터와 계속 소통하고 싶었다. 

     

    앨리가 폴과 함께 연애를 시작하는 과정은 진부하지만 그들이 성장해 나가는 모습이 잘 그려져 있다.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부끄러워하지 않으며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엘리로부터 채워나가는 폴의 모습. 매 순간을 성장해 나가는 폴의 모습은 순진하고 착했던 고등학교 3학년 폴에서,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앞에서 당당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어른의 모습으로 변해간다. 

     

    철학적인 고민으로 사색하고 꽉 채운 인생을 살아가던 엘리는 심플하고 스스로 원하는 것을 찾아가는 폴의 모습에서 남이 아닌 자신으로 부터 미래를 찾는 방식을 알아간다. 

     

    자신이 예쁘다는 걸 아는 애스터. 싫지는 않지만 그것이 유쾌하지도 않다. 사람들은 애스터에게 늘 자신들이 바라는 보습을 정해놓고 함께하기를 요구한다. 자신과 똑같아 지길ㄹ 원하고, 아버지조차 숙녀의 모습을 강조하는 모습니다. 그저 남이 정해진 꽤 흠잡을데 없는 미래를 살아가려고 노력하던 그녀는, 엘리와의 대화를 통해 그리고 일련의 사건을 통해 자신을 찾아가려고 한다. 

     

    결국 영화의 끝에서 이 아이들이 찾은 반쪽은 무엇이었을까.

     

    그들에게 필요했던 것은 그저 자신을 있는 그대로 알아주는 단 하나의 사람이었을 뿐일지도 모른다. 

    평생 그토록 찾고 싶었던 반쪽도 '사랑'이라는 단어에 갇힌 한계가 분명한 특정 관계가 아니라, '사랑'이라는 감정속에 서로를 아끼는 마음을 있는 그대로 알아주는 친구였을 수도 있다. 

     

    우리는 흔히 사랑에서 하나의 남자, 하나의 여자를 찾는다. 요즘은 그게 꼭 하나의 성이 아닐지라도 우린 대부분 하나의 쌍으로 이루어진 커플을 떠올리고 있다. 사랑이란.. 단순히 그런 러브스토리가 아님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준다. 

     

     

     

    우리 자신이 우리의 지옥이야.

     

    타인은 생각보다 나에게 관심이 있지 않고, 

    나의 인생은 생각보다 타인과 관계되어 있지 않다. 

    우리의 인생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으며,

    모든 불가능한 일을 해내는 누군가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그 누군가가 해낸 일이라고 하더라도 

    반드시 나도 해야할 필요는 없다. 

    그래. 이건 다 쓸모 없는 일이야. 그냥 하고 싶은 대로 살아. 그게 옳다고 생각한다면 말이지. 

    마음대로 살라는게 아니야, 옳은 방향을 스스로 찾아야 해. 

     

    생각을 이끌어 주는 오랫만에 만난 시원한 바람과 같은 영화. 

    조금은 진부해도 그 안에서 새로운 사고를 발견할 수 있기를. 

    Good lu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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