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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서] 파과 : 차갑지만 따뜻한 그녀의 인생 이야기
    도서 2020. 5. 27. 14:54

    저자: 구병모 

    출판일: 2018년 4월 16일

    출판사: 위즈덤 하우스 

    장르: 한국소설 

    리뷰: 

     


    조각. 

     

    금요일 밤 전철. 사람도 많고 많은 사람들의 냄새로 가득찬 전철안. 소설은 그렇게 시작한다. 소설의 장르에 반해 특별할 것 없는 우리의 일상속에 늘 존재하는 그 장소에서 평화롭게도 시작한다. 

     

    65세. 얼굴 주름 개수와 깊이만으로는 여든 가까이정도. 나이가 많다고 젊은이들에게 나이를 돋보이지도 않는 그 여성이 바로 '조각'이다. 

     

    그녀의 직업은 킬러. 아주 오래전부터 킬러였다. 

     

    그녀의 나이가 65세인것으로 미루어 보아, 못해도 60년대에 태어났을 그녀가 겪었을 유년기는 어느 정도 예상이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힘들었던 그런 시절 위로 언니 하나, 아래로 네명의 동생과 부모님 모두 8가족이 7평짜리 집에서 함께 살았다. 어머니는 구슬을 꿰어 가정을 지켜나갔으며, 아버지는 기다리던 아들이 태어나고선을 돈을 벌어보겠다며 나가서는 돌아오지 않았다. 그렇게 그녀는 좁은집 먹을 것이 부족한 작은 집에서 비교적 넉넉한 당숙네로 입양되었다.

    타인에게 말할 때 '입양'이었을 뿐이지, 그것을 실제 입양이라고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그래도 몇 다리 건넌 가족이라고 식모와 주방옆 방 한켠에서 살지만 그래도 질실할 것 같던 7평의 삶보다는 나아 보였고 조금씩 자기 것 처럼 느껴보기도 했다. 그게 어느 수준을 넘은 순간 실수로 그 집을 나선 그녀는 우연히 류와 조를 만나게 된다.

    그녀의 새로운 인생의 시작이었다. 

     

    그녀의 재능을 알아본 류와 함께 일을 시작한 그녀는 '킬러'가 되었다. 어찌 보면 류도 처음부터 그러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것은 오로지 그녀의 '운명'이었을 지도 모른다. 그걸 류가 알아보았을 뿐이지. 

     

    그렇게 그녀는 조각 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으며, 손톱이라는 별명도 가지게 되었다. 

     

    타인과의 관계에 서툴렀던 그녀가 '65'라는 나이를 먹을 동안 여전히 킬러라는 직업을 유지하는 것은 그녀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 그것 뿐이었고, 오로지 그것이 그녀가 타인과 관계를 유지하는 가장 편한 방법이었을 지도 모른다. 긴장이 사라질 줄 모르는 일상속을 살아온 그녀에게 여유로운 삶과 은퇴는 삶의 끝과도 같다고 생각했던 것도 같다.

    그래도 조각은 때로 꿈꾸기도 했다. 정산을 받아 치킨집을 차리는 꿈을.

     

    우리나라에서 킬러를 소재로 소설을 쓴다는 자체가 조금은 생소했다. 그것도 킬러가 여성, 65세라는 점에 더욱 그렇다. 하지만 이야기는 탄력있고 뒷 이야기를 궁금하게 하는 매력이 있다. 그녀의 삶을 이해한다기 보다는 그녀의 고통을 함께 느낄 수 있게 하며, 그녀를 측은하게 느끼게도 한다. 주인공의 성격과 행동 그 모든 것이 그녀를 알게 하고 그녀가 되어 생각해 보게 하는 작용을 한다. 

    어느 순간 나는 그녀의 모습을 그리고, 그녀와 함께 싸우고 있는 것만 같은 상상을 하게 된다. 

     

    사실 나는 영화나 드라마속에서의 전투신을 보는 것을 조금 고통스러워 하는데, 마지막 조각의 전투 신을 읽으며 그것이 얼마나 생생했는지 마치 눈으로 보고 있는 것만 같은 느낌을 받을 정도였다.

     

    시간을 순간 삭제 하는 소설을 찾고 있다면, 바로 이 책 '파과'를 추천한다.

     

    파과
    국내도서
    저자 : 구병모
    출판 : 위즈덤하우스 2018.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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