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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문] 패닉에서 벗어나기 : 데이비드 번스
    도서 2020. 3. 25. 12:21
    패닉에서 벗어나기
    국내도서
    저자 : 데이비드 번스(David D. Burns) / 박지훈역
    출판 : 끌레마 2013.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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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패닉에서 벗어나기

    저자: 데이비드 번스 

    번역: 박지훈

    출판사: 끌레마

    출판일: 2013년 10월 30일 

    리뷰 : ★

     


    나는 늘 마음 한구석에 불안을 담고 다니는 느낌이었다. 특히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했던 20대에 가장 심했다. 아침에 출근하는 버스 안에서는 그 날 내가 해야 할 일을 나열하고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하곤 했다. 퇴근하는 버스 안에서는 내가 오늘 했던 일들을 다시 되새겨 보고 내일 해야할 일들을 나열해 보아야 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마음이 너무 불안했다. 

    불안증은 작은 실수에서 시작되었다. 작은 실수들이 몇번 반복하다가 한번은 크게 실수를 한 적이 있었다. 회사에 큰 문제가 되었으며, 그 모든게 나의 실수때문이라고 생각이 되었다. 나는 '사고나 치는 실수투성이 인간'이라고 스스로를 자학하며 조금 더 완벽하게 일을 하기 위해 불안한 마음을 이용하고 스스로를 채찍질 했었다. 

    다행히도 연차가 쌓이면서 그런 불안들을 경험에서 오는 자신감으로 어느 정도 덮을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강박에 가까운 시간만 소비하는 '각 맞추기로' 종종 나 자신을 소비하곤 한다. 

    경험해본 사람들은 충분히 공감하리라 본다. 그런 식으로 '나를 소비하는 것'이 얼마나 지치고 힘든 일인지. 스스로 불필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하는 행동들 말이다. 문제는 그런 강박적 행동이 1개 정도면 상관없지만, 사건으로 인하여 쌓이다 보면 하나의 행동을 하기 위해 다수의 강박행동을 해야할 때가 있다. 그러면, 그런 강박행동으로 인한 시간의 지연으로 인해 또 다시 스스로를 자책하게 된다. 좌절의 수레바퀴다. 

     

    책은 내가 생각할 수 있는 힘을 주는 가장 큰 도구이기에, 책에서 도움을 받아보기로 했다. 

     

    그렇게 고른 책. [패닉에서 벗어나기] 

     

    일단 공포를 느끼기 시작하면,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이 서로를 증폭시키며 악순환을 이룬다. 끔찍한 생각이 불안과 공포를 만들고, 이런 감정은 부정적인 생각을 끌어낸다.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겁나 죽겠네. 겁이 나니까 위험한 것이 분명해. 위험하지 않다면 내가 이렇게 겁을 낼 리가 없지." 
    불안하거나 긴장될 때 머릿속에 어떤 생각이 떠오르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라. 끔찍한 생각이 감정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그 생각은 지극히 현실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알고 보면 그렇지 않다. 불안이 찾아온다면 현실과는 다른 것을 스스로에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불안, 공포는 내가 딱 느낀 그 것과 유사했다. 불안은 마치 나를 안정시키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더 힘들게 하는 요소였다. 반드시 그 행동을 해야만 모든게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것처럼 나를 부추겼지만 쓸데없는 시간을 소비하게 했으며 불안을 느낀다는 그 자체로 나를 다른사람 앞에서 더욱 주눅들게 만들었다. 

     

    이렇게 내 인생에 도움보다는 단점이 더 많은 공포와 불안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까?

     

    데이비드 번스는 약물적 도움보다는 인지적치료 방법이 더 효과가 있다고 믿는 의사였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임상결과를 이 책에서 수도 없이 보여주고 있다. 믿고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법처럼 자신의 마음을 떨쳐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볼 수 있다. 

     

    좋았던 점은 다양한 증상에 따라 다양한 방법을 어떤식으로 사용했는지가 자세하게 나타나있다. 그리고 책의 중간중간 데이비드 번스는 요구한다. 

    "그냥 읽고만 있지마. 생각하고 너 스스로 답을 찾아봐. 그리고 행동해!"

     

    데이비드 번스는 자신의 환자에게도 치료를 위한 숙제를 내주는 편인데, 그것을 실행하고 하지 않고가 치료의 성공을 크게 좌우한다고 말한다. 마치 이 책을 읽는 독자가 자신의 환자인 듯, 데이비드 번스는 반복적으로 말한다. 생각하고 적으라고. 

     

    항상 행복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그런 상태가 바람직한 것도 아니다. 삶이란 스트레스의 연속이며, 때로는 스스로에 대한 회의와 고민의 구렁텅이로 빠져들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고통스러운 감정의 소용돌이를 다스릴 무기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런 감정을 두려워하거나 그런 감정에 사로잡힐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닫는 일이다. 

     

    나는 극도로 예민하고 불안했던 20대를 지나고 조금은 안정된 30대를 맞이하고 그 동안의 시간을 뒤돌아 보았다. 내가 지금 갖는 안정은 어쩌면 그시절 내가 가졌던 불안으로 나를 스스로 질책하고 좀 더 나아지려고 노력했던 덕분은 아니었으까 하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면 그 시절은 너무나도 고통스러웠지만 나쁜 것만은 아니다 싶었다. 하지만 그때보다 나아졌다고 하더라도 문득문득 몰아치는 불안에 중심을 잡지 못하는 순간들이 있다. 나는 그럴때면 여전히 예민해지고 불안감이 극도로 높아져 타인이 아닌 나 스스로를 고통속에 몰아 넣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많은 생각을 했는데, 저자가 이야기 하는 "고통스러운 감정의 소용돌이를 다스릴 무기"를 갖기 위해 그토록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 같다.

     

    저자가 소개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 인지 모델 기법으로 극복하기

    - 노출 모델 기법으로 극복하기 

    - 숨겨진 감정 모델 기법으로 극복하기 

     

    각 기법에는 세부적인 여러 기법들이 있다. 

     

    내 스스로 극복했던 공포증중 하나가 고소공포증을 한 예로 이야기 해보겠다. 

     

    어려서 유난히 다리를 무서워 했다. 그다지 높지 않은 내천의 양쪽을 연결하는 다리가 동네에 있었는데, 버스를 타고 지나가면 괜찮은데 유난히 걸어가는 것이 그렇게도 무서웠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크게 그 다리를 건널 일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나에게 그 다리는 늘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그러다 중학교를 그 다리 너머로 가게 되었다. 거의 매일을 다리를 후들거리며 어쩔수 없이 건너다 보니 나의 두려움은 점점 사라졌다. 

    여전히 그보다 높은 다리를 건널때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불안하긴 하지만, 예전처럼 오래 걸리지 않고 멈춰서지 않을 수 있다. 

     

    이것은 위의 공포를 극복하는 방법중 노출모델기법에 속한다. 공포를 가진 대상에 스스로를 지속적으로 노출시킴으로써 불안감을 낮추는 방법이다. 

     

    나는 앞으로도 계속 생각할 것이다. 

    - 나는 왜 두려워 하는가?

    - 내가 두려워 하는 대상은 무엇인가?

    - 나의 내면에 숨겨진 다른 사정이 있지는 않는가?

    - 두려움을 이겨낸다면 내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두려움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도 순간순간 내게 다가올 것이며, 나를 움츠러들게 만들것이다. 

    하지만, 그 때에도 내가 이것을 기억한다면 나는 지금까지와는 달리 좀 더 빨리 그 공포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 것이다. 

     

    두려움을 이겨내겠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받아들이고 인정하려 한다. 

    그리고 나의 공포를 누군가에게 이야기하고 상대방이 주는 위로를 의심없이 받아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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